[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암호화폐시장의 초대형 호재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한편으로는 실제 출시될 경우 “뉴스에 판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에서 출시되면 신규 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을 촉발, 잠재적으로 500억 달러 넘는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지지자들은 전망한다.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처음 신청한 지난달 중순 이후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20%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노출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이미 2년 가까이 존재해왔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선물 ETF 출시 얼마 뒤 비트코인이 고점을 찍고 하락 전환했음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비트코인 선물 ETF 큰 성공 못 거둬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쉐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2021년 10월 출시 직후 거래량이 약 10억 달러에 이르며 인기를 끌었다. BITO 출시는 몇 주일 후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6만9000 달러) 도달을 위한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선물 ETF 열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FLX 네트워크의 매니징 디렉터 질리안 델시뇨는 “선물 측면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을 보자 … (비트코인 선물 ETF) 첫날 많은 돈이 유입됐다. 그러나 모든 의도와 목적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은 멈췄다”고 말했다.

JP 모건도 최근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캐나다와 유럽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존재해왔지만 대규모 자금 유입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암호화폐분야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략가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거의 없으며 현존하는 비트코인 ETF들은 금 ETF로부터의 자금 유출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은 캐나다 유럽과 다르다

물론 이와는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 ETF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투자 도구로서 EFT가 보다 폭넓게 사용되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수요는 훨씬 강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 아나타시오스 사로파기스와 제임스 세이파트는 캐나다의 전체 ETF 자산에서 암호화폐 상품의 비중은 약 1%며 이를 미국에 적용할 경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잠재적 자산 가치는 약 540억 달러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FT는 선물 ETF와 비교해 재정상담가들의 암호화폐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고 비용이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선물 ETF 보다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회사 ‘더 ETF 스토어’ 대표 네이트 게라치는 “지금까지 ETF를 커버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만큼) 광고가 많이 된 미래의 상품은 본 적이 없다”면서 “출시 전 과대 광고는 기록적 수요를 만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물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 ETF가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감탄스러울 정도로 잘 추적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BITO는 출시 이후 62% 하락했고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53% 내렸다.

게라치는 “투자자들은 실제 거래를 원한다. 투자자들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추적 오류로 인한 번거로움을 겪기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8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공식 심사에 착수한다. 승인 여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